성남 이야기/성남큐브미술관

성남큐브미술관의 성남민권운동

윤의사 2021. 7. 27. 19:20

성남큐브미술관에서는 올해 8.10 성남(광주대단지산건)민권운동 50주년을 맞아

'지금은 미래이다'의 기념전시를 7월 23일(금)부터 8월 22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금이 미래이다

 

이번 전시는 성남 지역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는 임흥순 작가, 김태헌 작가와

가천대 출신의 젊은 작가 모임인 '신흥 사진관'과 임흥순 작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전시회의 시작은 '성남아카이브'이다.

1967년에 127만 명의 청계천 주변 무허가 판잣집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이주계획이 세워지고,

1971년에 광주 중대면 탄리 지역에 2만여 가구가 이주하였다.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은 인프라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현실, 서울까지 직장 출근 문제,

불하받는 토지 가격의 급격한 인상 등의 문제로 1971년 8월 10일에 6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주민들의 민권찾기 운동이었다.

성남아카이브에서는 8.10.성남민권운동의 과정을 연대표를 통해서 보여주고

1990년대 시작된 분당 개발, 2000년대에 시작된 판교개발과 위례신도시 개발 등

성남의 발전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8.10성남민권운동을 주제로 쓰여진 윤흥길의 소설<아홉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나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또한 성남이 개발되면서 남겨진 돌조각, 그리고 임흥순 작가의 선친께서 쓰시던 공구며

임흥순 작가의 은사님이 8.10 성남민권운동의 퍼포먼스 자료 등이 전시되고 있다.

성남아카이브

두 번째 공간은 하이힐즈분양관이다.

서울의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분당 신도시,

세 번째 공간인 태평동의 모습은 그물처럼 엮어진 전기줄과 함께

3단계로 구분한 공중정원은 성남민권운동 당시 개발, 현재, 미래의 태평동을 나타내고 있다.

공중정원과 하이힐즈 분양관

네 번째 공간은 천막에 두 개의 스크린이 나타난다.

바로 '고향'이다.

누구에게나 엄마의 따듯한 품과 같고,

힘들 때면 생각나는 '고향'

천막 형태는 1971년 당시 청계천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의 거주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스크린에서는 다양한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성남의 역사와 정체성을 말하고 있으며,

또 하나의 스크린에는 태평동의 모습과 미술작가이자 임흥순 작가의 은사님이신 성능경 작가의

8.10 성남민권운동 당시 철거민들과 현재 태평동 주민들,

그리고 사라진 건물과 공간을 위한 애도 혹은 위로의 퍼포먼스라고 한다.

고향

한국도시공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성남에 관심을 가진 김태헌 작가는

성남을 알기 위해 비탈길을 걷고, 사진을 찍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성남을 남기기 위한 작업을 하였다.

김태헌의 <성남을 쓰다>는 성남을 알기 위한 작가의 修行이라 하겠다.

첫 번째 주제는 '금광 1동 수인번호'이다.

금광동은 조선 건국에 반대하며 깊은 산속인 남한산성 아래로 숨어든 두문동 72현의 한 사람인

김약시의 후손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곧 광산 김씨가 모여산다고 하여 '금광동'이다.

이곳이 재개발되어 아파트가 들어선다.

재개발이 되면서 각각의 주택에 철거확인번호가 붙은 것이

작가의 눈에는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의 번호와 동일시된 듯하다.

금광 1동 수인번호, 액자틀처럼 보이는 것은 부서진 주택의 창틀이다. 재개발 철거확인번호를 포토샾을 하니 거대한 벽이 가리고 있는 느낌이다.(작가 노트에서)

이어서 '나를 잊지 말아요'는 작가가 성남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수집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받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1L 콜라병이나 4홉들이 소주병,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낮은 책상에서 30-40년 전의 모습이 상상된다.

바로 옆에는 '성남을 그리다' 공간이다.

성남의 도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작가가 직접 관찰하여 그린 작품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할까?

'나를 잊지 말아요'와 '성남을 그리다'

 

이어지는 주제는 '모란장 사람들'이다.

모란장은 4일과 9일에 열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5일장이다. 이곳에서 형성되는 고추 가격이 수도권 고추가격을 결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은 작가에게 "이왕이면 잘 찍어줘요"라고 부탁하던 사람들의 안부를 물을 겸 즐겁게 27명의 상인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가 만들어졌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현재는 언젠가 '미래의 첫날'이기에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