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의 말글 바루기

하느님과 하나님

윤의사 2021. 5. 30. 12:20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을까?

기독교 중 개신교는 성경에 나오는 신 ‘YHWH’를 가리켜 ‘하나님’이라고 표기하고,

천주교는 ‘하느님’이라고 표기한다.

우리나라에 먼저 들어온 쪽은 천주교라서 이분들은 신을 ‘천주(天主)’ 혹은 ‘하느님’이라고 번역했다.

그런데 어쩌다가 굳이 ‘하나님’으로 불리게 됐을까?

우리말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유일신이라서 하나님이라고 한 것 같다’고 대답한다.

틀렸다. 하느님이나 하나님은 똑같은 말이다.

그 차이는 하느님은 서울말이고 하나님은 평안도 말이라는 것뿐이다.

한자로 적으면 둘 다 ‘천주’요, 영어로 적으면 ‘God(갓)’이다.

이유는 이렇다.

만주에서 조선 선교를 준비하던 존 로스 목사는 평안도 사람인 백홍준·이응찬 등의 도움을 받아 성경을 번역했다.

그런데 평안도 사람들은 하늘을 ‘하ᄂᆞᆯ’이라고 부르던 때라 자연스럽게 ‘하ᄂᆞᆯ님 → 하ᄂᆞ님’으로 적었다.

다만 존 로스 목사가 1887년 <예수셩교전서>를 출간할 때는 아래아 발음을 생략해 ‘하나님’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이란 단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대표 번역자인 존 로스가 된다.

한편 하느님의 본명은 YHWH다.

우리는 ‘야훼’로 읽는데, 사실 이 이름을 문자로 적을 수는 있어도 소리 내어 읽어서는 안된다.

특히 천주교는 YHWH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불경하다고 가르친다.

마치 황제나 왕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부모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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