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한양도성

한양도성 사대문

윤의사 2020. 2. 1. 17:46

숭례문

 

숭유억불정책으로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의 모습을 보고 성리학을 근본으로 한 조선이 ()를 숭상하자는 뜻을 상징하는 나라의 큰 문입니다. 동양에서는 공자이래로 예가 정치의 근본을 이루었으며, 국가나 가정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으로 예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므로 숭례문은 사람이 오고가는 문으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조선을 상징하는 문이라 하겠지요.

우리 역사를 보통 전란의 역사라고 합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란이 있었어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적의 큰 침입부터 현대에 와서는 한국전쟁을 비롯하여 4.19혁명 등 대한민국의 민주화과정을 모두 지켜보면서 백성들의 애환을 함께 느끼며 유지했던 숭례문이었는데, 2008270대 정신 나간 노인 한 사람의 어이없는 방화에 의해 불과 몇 시간 만에 누각 전체가 불타 버렸어요. 문화재의 보존의 중요성과 문화재를 잃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지요.
일제 식민지 때 일본은 우리나라의 정궁인 경복궁을 파괴하면서 조선총독부를 지었고, 1921년에는 경북궁의 정문인 광화문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광화문 해체를 반대하면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사라지려 하는 한 조선 건축을 위하여"라는 사설을 기고하면서 일본의 문화 파괴행위를 비난한 바 있습니다.

광화문이여, 광화문이여, 너의 목숨이 이제 경각에 달려 있다. 네가 일찍이 이 세상에 있었다는 기억이 차가운 망각 속에 묻혀 버리려 하고 있다. 어쩌면 좋단 말이냐. 내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무자비한 끌과 매정한 망치가 너의 몸을 조금씩 파괴하기 시작할 날이 이제는 멀지 않게 되었다. ... 너를 낳은 너의 친근한 민족은 지금 언론의 자유를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대신해서 너를 사랑하고 아끼는 자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생전의 너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말들을 적어서 공중 앞에 내보내는 것이다.”(당시 동아일보에서 아! 광화문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해 재게재)

숭례문은 태조 5(1396)에 완공되었다가 세종 30(1448)에 다시 크게 고쳐 지었어요. 그리고 20082월에 화재가 나서 소실된 것을 201351일 고유제를 지으며 복원했어요. 복원할 때 고려시대부터 궁궐이나 사찰을 지을 때 사용하던 안면도의 소나무(안면송)가 사용되었어요.

1908년에 도로를 내면서 숭례문을 도로에 둘러쌓여 섬처럼 있다가 2005년부터 현재의 모습으로 국민들이 다가갈 수 있었지요.

숭례문에서는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홍수가 나면 기청제를 지낼 정도로 국가적인 행사를 했어요.

숭례문의 현판은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 의하면 양녕대군의 글씨라고 하는데, 다른 문과 달리 세로로 현판을 걸었어요. 관악산의 불기운으로부터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세로로 썼다고 전합니다.

 

 

 

 

숭례문과 현판

 

 

숙정문(肅靖門)

숙정문은 태조 4(1396)에 한양도성과 함께 세워졌어요. 그러나 태종 13(1413)에 최양선이 '백악산(북악산) 동령과 서령은 경복궁의 양팔에 해당하므로 여기에 문을 내어서는 안된다'고 상소를 하자, 길에 소나무를 심어 사람들의 통행을 금하고 문은 폐쇄하였지요. 더구나 규모도 작고 닫혀 있으니, 백성들은 주로 창의문을 이용하여 창의문을 북대문 혹은 북문이라고도 불렀어요.

북쪽은 음이 성하여 물이 많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뭄이 들 때에는 숭례문을 닫고 숙정문을 열기도 했어요.

숙정문을 다녀오면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도 있는데, 그것의 시초는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씨예요. 원래 무수리였던 숙빈 최씨가 숙종의 성은을 입고 영조를 생산하였는데, 숙정문을 밤에 몰래 다녀왔기에 가능했다고 하네요. 이 소문이 퍼져 아기를 갖고싶은 여자들이 밤에 숙정문을 찾기도 했대요. 북악산의 험준한 곳에 있는 숙정문이기에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숙정문과 북소문인 창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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