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창덕궁

창덕궁 존덕정

윤의사 2016. 10. 11. 20:53

부용지를 지나면 애련지가 보인다.

‘애련지(愛蓮池)’는 연꽃을 좋아하던 숙종이 자주 찾은 연못이다.

조선시대 연꽃은 더러움에도 오염되지 않는 군자의 덕을 나타내

선비들이 특히 좋아하던 꽃이다.

애련지에는 존덕정(尊德亭)이 있다.

 

 

학문을 숭상한 임금인 정조는 존덕정은 자주 들렀다고 한다.

존덕정은 겹지붕에, 겹기둥으로 만들어져 있다.

즉 본 건물을 세우고 그 처마에 잇대어 지붕을 따로 만들어

지붕이 두 개로 되어있다. 바깥지붕을 받치는 기둥은

하나를 세울 자리에 가는 기둥 세 개를 세워서 이채롭다.

(사진에서 보면 안 기둥은 한 개의 큰 기둥으로 되어있고

바깥 기둥은 가는 세 기둥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한옥에서 중첩된 지붕을 찾아 볼 수는 있다.

궁궐, 사찰, 그리고 불사의 탑들은 1층 위에 2층 3층의 다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 위에 지붕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존덕정은 지붕으에 다층 구조가 없어 특이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청나라의 양식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도 건물에 위압감이 들 정도로 무게가 느껴진다.

이곳에는 정조가 쓴 현판이 걸려 있다.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

 

정조는 세상의 모든 시냇물을 품고 있는 밝은 달의 주인공이라는 호(號)를 스스로 지어 부르고,

그 서문을  새겨 이 존덕정에 걸어 놓게 한 것이다. 

 

"뭇 개울들은 달을 받아 빛나지만 달은 오직 하나이다. 

짐은 바로 그 달이요, 너희들은 개울이니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태극, 음양,오행의 이치에 합당하다"

 

정조는 자신에게 맞서는 어떤 것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내면서

자신의 친위대인 장용영의 위용을 뽐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신하들에게 강력한 충성을 요구 했던 것이다.

3년 후인 1798년에 정조는 존덕정에 자신의 위상을 밝히는

만천에 비치는 ‘밝은 달’이 자신이라는 현판을 걸어놓은 것이다.

 

 

 

존덕정의 모습

 

 

존덕정의 천장과 정조의 현판, 두 마리의 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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