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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불을 나누던 날이다

윤의사 2012. 4. 4. 12:39

한식은 동지로부터 105일째가 되는 날이다.

음력으로 2월과 3월에 걸쳐서 드는데,

2월에 많아서 2월 세시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2012년의 한식은 양력 4월 5일이고 음력으로는 임진년 3월 15일이다.


<세종실록> 13년(1431) 2월 26일 자 기록에 의하면


‘임금이 “한식(寒食)은 찬밥을 먹는 까닭에 그렇게 부르는가. 한식에는 불을 쓰면 안 되는가.” 하니, 정인지가 대답하기를, “옛 시에 이르기를, ‘푸른 연기 흩어져 오후 집으로 들어가네.’ 하였사오니, 이는 반드시 불을 내려주는 걸 기다려서 불을 썼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주었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백성들은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이 오는 동안 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인 것이다.”라고 나와 있다.


옛날에 집안에서 불씨를 꺼트리면 며느리로 감점을 받을 정도로 귀한 존재였다. 그러한 불씨를 온 나라 국민들이 함께 쓴다고 하는 것은 공동운명체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불은 바람이나 물에 쉽게 꺼지기 쉽다.

그리하여 우리 조상들은 뱀이나 닭껍질로 주머니를 만든 불씨통(藏火筒)에 은행이나 목화씨앗을 태운 재를 넣어 팔도에 보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한식은 중국 고사에 나오는 충신 “개자추”가 산에 들어가 타죽어 불을 쓰지 않고 찬밥을 먹는다고 알고 있다. 이것은 중국 고사일 뿐이고 우리나라의 한식은 교통이 불편했던 조선시대에 묵은 불과 새 불을 교체하는 시간 사이에 생겨난 풍습인 것이다.


이제는 한식을 중국 고사에서 찾지 말고 우리의 나눔 정신에서 찾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