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거상 김만덕

기생을 어머니로2

윤의사 2010. 4. 22. 20:12

월중선은 매우 바빴다.

직접 관리들과 잔치를 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준비와 마무리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피곤에 지쳐 들어온 월중선에게 만덕은 따뜻하게 물을 데워 피로를 풀 수 있게 하였다.

“만덕이 내 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월중선은 긴 한숨을 쉬었다. 기생으로 한평생을 살았으니 자식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일가친척이 자신을 가족이라고 받아주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기생이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아예 집으로 오는 것조차 막았기 때문이었다. 월중선은 만덕을 불렀다.

“만덕아, 힘들지 않느냐?” “괜찮습니다.”

“내가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제 너와 내가 함께 산 지도 꽤 시간이 흘렀구나. 너도 부모가 계시지 않고, 나또한 자식이 없으니, 나를 어머니로 생각하면 어떻겠니?”

월중선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갑작스러운 제의에 만덕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왕 월중선의 집에 와서 사는 이상 그녀의 제의가 싫지만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이제부터는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렴.”

“네, 어머...”

“처음이라 어색하겠지만 차츰 나아질 것이다.”

만덕은 월중선의 방을 나와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만덕은 별을 보며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다른 사람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래도 저에게는 아버지와 어머니뿐이니까요.’

 

'보고 배우는 인물사 > 거상 김만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생을 어머니로4  (0) 2010.05.03
기생을 어머니로3  (0) 2010.04.25
기생을 어머니로1  (0) 2010.04.18
부모님을 여의다2  (0) 2010.04.10
경북일보에 소개된 김만덕  (0)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