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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부리다가 술먹는데서 온 말?

윤의사 2008. 8. 20. 11:53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술 소비량이 러시아와 맞먹는다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5명 중 1명꼴로 알콜 중독자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1인당 맥주 150병, 소주 60여 병을 마신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난 뒤의 모습은 유쾌하지가 않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주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로 주도(酒道)를 바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소학』에서 주도를 가르쳤으며, 마을 단위로 ‘향음주례(鄕飮酒禮)’라고 하여 날을 잡아 학문과 덕이 있는 사람이나 나이 많은 사람을 윗자리에 모시고 주도를 가르쳤다. 술잔 받는 사람이 서열적으로 위이면 바치는 사람의 팔이 받는 이 배꼽 위를 올라서는 안 되고, 반대로 술잔 받는 이가 상대적으로 아랫사람이면 내리는 사람의 배꼽 위로 손이 올라서는 안 되었다. 물론 윗사람에게는 두 손으로 바치되 두 손을 겹쳐야 할 때에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쌌다. 또한 윗사람이 술을 권하면 한 번은 반드시 사양을 하며, 그래도 권하면 받아야 한다. 오늘날 윗사람 앞에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 마시는 것은 주도에 어긋나는 것이다. 윗사람이 술을 권하여 마시다 보니 아랫 사람과 윗사람이 서로 술잔을 주고 받으며 함께 마시는 수작(酬酌) 문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수작 문화가 이루어진 것은 경주 포석정을 통해 알 수가 있다. 경주 포석정은 신라시대에 임금과 신하가 술잔을 주고 받으며 마시던 곳이었다. 또한 ‘사돈(査頓)’이라는 말을 유래시킨 고려시대의 명장 윤관과 오연총의 일화는 유명하다. 즉 두 사람은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살았는데, 매일같이 만나 술을 마셨다. 그런데 장마로 물이 불어 작은 강을 건너지 못할 때에는 강가에서 의자에 기대어 술병과 술잔을 들고 서로 권하며 수작을 하면서 마셨기에 사돈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술을 권하면서 마시는 수작 문화가 술문화의 주류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술을 권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반역을 모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술을 권하고 받는 '수작(酬酌)'이 나쁜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술을 먹는 방법으로는 수작이외에 대작(對酌)이 있다. 일본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대작은 술잔을 주고 받지는 않으면서 권하고 대화를 하면서 마시는 주도이다. 반면 서구에서는 자작(自酌)문화이다. 자신이 술의 맛과 향기를 음미하면서 마시는 문화이다.

 

 

포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