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폭락’ 대신 ‘상승’ ‘하락’이면 충분
신문과 방송의 기사를 보면 과장된 표현이 너무 많다. 주가나 유가, 금리, 부동산 가격은 ‘급등’ 아니면 ‘폭락’이다.
‘상승’과 ‘하락’이면 충분하다.
조사단은 ‘파견’이라고 하면 되는데 웬만하면 ‘급파’다.
또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등극’ ‘완파’ ‘대파’라는 말이 나온다.
‘코스닥 시총 2위 등극 ○○○게임즈’라는 기사를 보면,
2위는 ‘등극’이라는 말을 쓸 수 없는데도 버젓이 제목에 올라 있다.
‘등극’ 하려면 그 분야에서 최고 혹은 1등이 돼야만 한다.
‘(속보)오후 6시 1442명…확진자 또 ‘급증’ 최다 기록 깨질 수도’라는 제목을 보자.
코로나 환자수는 전날보다 164명 늘어 ‘증가’로 충분한데 ‘급증’이라고 썼다.
또 새로 들어온 뉴스는 늘 ‘속보’다. ‘보도’라는 표현으로도 충분하다.
‘코로나 직격탄…△△△△ 중기 대출잔액 1년 만에 급등’처럼 과장하기 위해 쓰는 군사 용어는
너무 많아 일일이 옮기기도 어렵다.
‘직격탄’이란 곧바로 날아와서 명중한 탄환이나 포탄을 말한다.
명절 때 길이 막히면 ‘대란’이라고 한다.
대란은 6·25전쟁이나 임진왜란 정도의 큰 전란을 가리키는 말이다.
더위 상황을 보도한다며 컵에 얼음을 넣고 녹는 시간을 재는 기사가 있었는데,
기자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국 녹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는지 시청자는 끝내 알 수가 없다.
‘백여명의 사상자’라는 보도에서도 몇명이 죽었는지, 중상자가 몇명인지 알 수 없다.
말과 글은 정확할수록 생명력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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