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선생님의 칼럼

[스크랩] 부처님오신날 맞이 특별 코멘트 - 공덕이란 무엇인가?

윤의사 2018. 5. 19. 10:23

불교 신자들은 복(福), 행운(幸運), 행복(幸福), 공덕(功德)을 바란다.

비단 불교 신자만이 아니고 인간으로서 이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만 불교에서는 유달리 공덕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냥 공덕이 아니고 시주 많이 하고 봉사 많이 하여 그공덕을 얻으라고 권유한다. 선거에 떨어져도 공덕이 부족해서고, 사업이 망해도 공덕이 부족해서고, 자식들 일이 꼬여도 공덕이 부족해서라고 해석한다.


- 오래 살다, 임금의 총애를 받다, 임금의 침소 시중을 들다(그래야 왕자를 생산하고 권세를 얻는다)

- 제사 지낸 음식. 제사 음식은 가장 잘 차려진 음식이므로 제사를 마친 다음 높은 순으로 나눠갖는다. 옛 사람들은, 평소 보지 못하고 먹지 못하는 고기, 해산물 등 산해진미가 가득하므로 이 복을 얻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다.

- 별이 가는 궤도. 사람도 별처럼 궤도를 운행한다고 보고 그 길이 순탄하고, 가는 길에 좋은 幸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여 이후 운이 좋다, 운이 나쁘다는 말이 생겼다.

- 고위 벼슬아치인 卿과 大夫가 입는 옷. 따라서 나라에 바친 충성, 명예 등을 가리킨다.

- 功으로 하여 얻어지는 은혜.


1. 문익점,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솜옷 입혀준 공덕


원나라 시기의 고려는 서로 왕래가 많았다. 수많은 사람과 물산이 오갔다. 하다 못해 역적으로 불리던 홍다구도 수박을 가져올만큼 문물교류가 활발했다.

그 시기, 그 많은 사람이 중국에 갔지만 목화를 보고 "겨울이 되면 추위에 시달리는 우리 백성들에게 목화솜으로 옷을 해입히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여 그 씨를 가져온 사람은 문익점 뿐이다.

그의 갸륵한 발상 하나로 고려백성들은 솜옷을 해입기 시작했다. 이후 솜이불, 솜버선 등의 여러 제품으로 고려, 조선백성들은 따뜻하게 겨울을 나게 되었다. 

이 공덕이 얼마나 큰지 문익점의 후손들은 커다란 문중 교육관과 체험관을 갖고 있다. 지금도 그 공덕이 넘쳐 문씨 일가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와 우리집 공덕이 문씨네에 미치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노라>


2.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은 자선으로 재산을 듬뿍듬뿍 내놓아도 쓰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돈을 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거부로 평가되는 존 데이비슨 록펠러(1130)는 50세 무렵부터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앤드류 카네기(0755)를 만나 대오각성한 그는 느닷없이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록펠러재단을 설립한 다음 죽을 때까지 병원, 고아원, 양로원, 시카고대학교, 도서관을 짓고, 길을 닦았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숱한 죄악을 지었지만 그는 자선과 기부로 이 모든 죄를 씻고도 98세까지 살았다.

그의 자식들 역시 아직까지 자선사업만 하는데도 록펠러재단은 2009년 현재 기금이 330억 달러나 남아 있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은 생존자 중 최고의 부자들이다. 이들도 자선 기부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산이 불어나 해마다 기부액을 높여 내놓을 정도다.

나는 이것을 '시바리 법칙'이라고 부른다. 붓다의 제자 중 공덕이 제일이라는 분이다. <시바리 이야기>


3. 한진의 몰락과 우리 집안이 한미해진 이유


우리 집안은 조선 후기까지만 해도 떵떵거리던 공신 집안이다.

숱한 할아버지들이 병마사, 절도사 등 무관을 지내며 여진족, 왜구와 싸워 공을 세우셨다. 임진왜란 때 국왕을 호종하고, 인조반정에 참여하고, 150년 서인 정권에서 중심을 잡는 세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 집안은 문익점의 후손만큼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 편이다.

이유를 알아보았다.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추정하는 원인은 무관이라는 독특한 문화에 있다. 전쟁이 나면 더 그러하지만 평시에도 군문에서는 엄한 형벌로 장병을 다스린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보면 부하들의 목을 벤 일이 종종 기록된다. 적도 죽이지만 이처럼 아군도 죽인다.

임진왜란 초기 경상병마사이던 할아버지(직계 할아버지의 동생)는 동래성을 구하지 못한 죄로 참수되고, 선조 이균을 호종한 할아버지는 거제도 14년 유배형을 받는다. 그러고도 인조반정을 일으키며 또 피를 묻혔다. 내 당숙은 육이오전쟁 때 적이 아닌 아군의 고의 총격에 맞아 사망한다.

꿰 맞추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내가 아는 공덕이란 첫째가 무명을 깨우쳐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이고, 두번째가 목숨을 보전하도록 먹을거리와 입을거리 등을 주는 것이다. 적을 물리쳐 아군을 살리고, 백성을 편안케 하는 거도 공덕이긴 하지만 등급이 낮다. 어쨌든 살인을 하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법칙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같은 호모 사피엔스를 죽이는 것은 중죄에 속한다는 것이 내 인식이다.

이순신 후손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무관인 이순신의 후손들이라면 대대로 공덕을 누리며 잘 살 것같지만 실제는 전혀 아니다. 종손이 종재를 지키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

그래서 아무리 꾸짖고 매를 때리더라도 사람이나 생명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게 내 원칙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진가의 비극은 예고된 것이다.

한진은 창업자 조중훈(0815)이 육이오전쟁과 베트남전쟁을 통해 벌어들인 피묻은 돈으로 성장한 회사다.

특히 베트남전쟁에서는 사람을 마구 죽이면서 군수 물자 수송 작전을 펴서 돈을 벌었다. 한진상사 트럭은 정글을 지나면서 선제적으로 기관단총을 쏴대고, 베트콩을 만나면 교전을 해가면서 수송했다. 이렇듯이 한진은 피로 쌓은 탑이다. 한진가의 비극은 이런 업보를 씻지 않는 한 풀리지 않는다고 보는 게 내 판단이다.

조중훈 회장은, 내가 20대 후반에 그의 고희집을 써준 인연으로 잘 안다. 그 분은 평생 보시를 하면서 피묻은 돈에 대한 참회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월정사를 복원하고, 낙가사를 재건하고, 법주사 불상을 보시하는 등 숱한 보시를 했다. 하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행운으로 인식하는 그의 자식들과 손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 베트콩과 교전 중인 한진상사 직원들. 이들은 현역 군인은 아니지만 

베트콩과 교전할 수 있는 전직 군인들이다.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것 자체가 전쟁이었다. 

한진은 전쟁 산업으로 큰 회사다.


정리한다.

공덕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보시하라.

지혜와 지식과 재물을 다른 생명에게 나눠주는 것이 보시다.

보시가 쌓여야 공덕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것이 시바리 법칙이다.

<침팬지 몇 마리가 남을 돕다가 그만 인류가 되었다>



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태이자 이재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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