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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금연령이 내려졌다?

윤의사 2012. 5. 31. 07:40

오늘은 금연의 날이다.

담배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원주민들이 피던 것을 유럽에 전파시켰다. 이 담배가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하여 일본에 전해졌고,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광해군이 담배 연기를 싫어하여 담배를 피지 못하게 한 후에 나이가 많거나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담배를 못피는 것이 우리나라의 관습이 되었다.


요즈음에 들어서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기업에서는 금연을 하는 사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승진에 가산점을 준다든지, 건물내에서는 금연 구역을 확산하여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지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계층에서는 흡연 인구가 자꾸 늘어가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의 흡연 인구가 늘어가는 것은 심히 걱정이 크다.

금연 지역의 확산은 우리 사회에 금연령이나 다름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금연령을 옛날에도 내렸을까?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오자 의약품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기생충으로 인해 복통이 심할 때 담배를 피워 진정시키고, 치통이 있을 때 담배 연기를 입안에 품어 진정시키며, 곤충에 물렸을 때 담뱃재를 물에 개어 바르기도 하였다. 또한 담(痰)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크다고 하였다. 이에 담배 피우는 풍습이 상하 계급을 막론하고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리하여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하여 금연령이 내려졌다.


처음으로 금연령이 내려진 것은 인조 때이다. 바로 화재 때문이다. 요즈음에도 담배 때문에 산불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조선시대 우리나라는 초가집이 대부분이었다. 건조한 봄철에 초가집에 불이 한번 나면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되는 것이 옛날 우리나라의 현실이었다. 인조 무렵에 담뱃불 때문에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나라 전체에 금연령을 내려 담배를 피지 못하게 하였다.


그 다음으로 금연령이 내려진 것은 숙종 때였다. 이때는 주로 군인들에게 내려졌다. 군인들이 야간에 보초를 나갔을 때 담배를 피워 적에게 아군의 위치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곤하였다. 이에 군인들에게 금연령이 내려졌다.


정조 때는 관리들이 담배와 술로 백성들의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움에 빠지고 나라가 어지럽다고 하여 금연을 주장하였으나, 담배를 워낙 좋아하는 정조였기에 금주령만 내려졌다.


그 후 금연령은 1907년에 일본에 진 빚을 갚자고 전개된 국채보상운동 때였다. 여자들은 비녀와 가락지 등을 내놓았으며, 남자들은 금연과 금주를 통하여 나라 빚을 갚는데 앞장을 섰다. 그러나 이때의 금연은 나라에서 시킨 것이 아닌 김광제와 서상돈이 대구에서 조직한 국채보상기성회의 권장사항이었다. 나라의 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나 통감부의 방해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