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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염색약이 있었나요?

윤의사 2011. 1. 12. 08:28

 

옛날 사람들도 대머리가 되지 않으면서 검은 머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였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기기는 어려워 머리가 빠지면서 대머리가 되거나, 아니면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오늘날에야 염색약이 발달하여 흰머리를 검게하거나, 대머리가 될 경우 발모제로 치료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한련초라는 약초를 이용하였다. 한련초를 염색약으로 이용한 것은 『수진양로서』라는 책에 나와 있다.

 

  70살이 넘은 납합이라는 사람의 머리카락과 수염이 항상 검었기에, 사람들이 그 연유를 물었다. 납합은 한련초와 깻묵, 누에똥 등을 떡모양으로 만들어 말린 뒤, 이를 태워 보관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이를 닦고 따뜻한 물로 양치질을 하니 머리카락과 수염이 검게 되었다고 알려주었다.

  한련초는 국화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동부 아시아를 비롯한 우리 나라 중부와 남부지방의 논이나 개울가,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식물이다. 한련초는 예장초(腸草), 묵한련(墨旱蓮), 묵두초(墨頭草), 묵초(墨草), 묵채(墨菜)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장초의 예장이란 까만 빛깔이 나는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이고, 검은 ‘묵(墨)’이 들어간 것은 이 풀의 줄기에 상처를 내면 먹처럼 까만 즙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련초를 꺾어서 나온 까만 즙액을 물에 타서 머리를 감거나, 줄기나 잎을 물에 담갔다가 손으로 비비면 까맣게 바뀌므로 한련초를 달인 물로 머리를 감았다.

  세종대왕 때 편찬된 의학백과사전인 『의방유취』를 보면 한련초를 이용하여 청련고를 만드는데, 이 약은 한련초와 참기름, 우유, 감초로 만든 약이다. 이 약을 반 년 동안 먹으면 흰 머리칼과 털이 검어지고, 머리털이 새로 나오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하였다.

  『향약집성방』에는 맛은 달고 시며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으면서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라게 한다고 하였다.

  광해왕 때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에도 줄기를 자르면 즙이 나와서 조금 있으면 까맣게 변하기 때문에 머리칼과 수염을 물들이는 데 쓴다고 하였다.

  이렇게 한련초는 염색약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남자들의 양기를 보충하는데도 많이 쓰여 자생 ‘비아그라’라고 할 수 있다.

한련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