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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윤의사 2006. 3. 19. 08:23
흔히 유럽 문화를 오크나무 문화라 하고, 지중해 문화를 올리브나무 문화, 일본 문화를 회나무 문화라 하듯이 우리나라 문화는 소나무 문화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상징물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기에는 ‘소나무 망국론’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왜냐하면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 잘 자라므로 소나무가 잘 번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땅이 황폐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소나무는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산 속에 들어가면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무가 뿜어내는 발산 물질인 피트치드 때문인데, 소나무과 나무들에 이 성분이 많다고 한다. 또한 동맥경화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이런 과학적인 규명을 내리기 전에도 우리나라 사람의 소나무 사랑은 특별났다. 속리산(俗離山)의 정이품송(正二品松)처럼 벼슬을 받은 소나무도 있으며, 사람처럼 성명 3자를 가진 소나무도 있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94호인 소나무는 성은 석(石)이요, 이름은 송령(松靈)이다. 더구나 이 나무는 2000평의 토지를 소유하여 지금도 토지 소유자로서 버젓이 사업자 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재산세까지 납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전통 음악의 기조음이 소나무에 바람드는 소리인 풍입송(風入松)이며, 한국 조각이나 건축의 아름다움이 소나무의 결이 없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나라 사랑하는 노래에 소나무가 예외 없이 들어가 있는 것 등 소나무가 한국인의 정서까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모든 산에는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소나무가 이렇게 많아진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몽골의 침략에서 벗어나고자 개혁 운동을 펼쳤던 공민왕의 믿음 때문이었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나무에 속해 있다(동방목:東方木)는 것이다. 그런데 백성들은 흰옷을 입고 있으니, 우리나라가 전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시 말하여 흰색은 금(金)인데 쇠는 나무를 이기니 나쁜 것으로(金克木) 규정했다. 동방목을 지키기 위해서는 옷도 푸른 색으로 입고 산에도 늘 푸른 나무를 심어, 나라 전체를 푸르게 해야 하였다. 이에 공민왕은 추위와 병에 강한 소나무를 온 나라의 산에 심은 것이다.
오늘날 환경 오염에 의한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우리나라 식생대의 주종이던 한대성(寒帶性) 침엽수(針葉樹)가 온대성(溫帶性) 활엽수(闊葉樹)로 변해 감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의 자화상이요 정서를 대변하는 소나무가 줄어드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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