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선생의 우리말 이야기

[스크랩]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윤의사 2018. 6. 24. 09:55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4 - 12회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7쇄


정치인 김종필 씨가 숨지면서 애도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애도(哀悼)라는 단어는 또 표(表)를 끌고다닌다. 그래서 애도를 표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래가지고서야 우리나라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이건 중국어를 단순히 옮긴 아주 나쁜 말이 된다. 우선 표하다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아직도 중국의 속국에 사는 줄 알고 쓰는 어줍잖은 지식인들의 헛소리다.


11회에서 사망의 뜻을 풀었는데, 김종필 씨는 死에 해당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동물의 경우 '죽었다', 사람의 경우 높임말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셨' 때문에 높임말을 쓰기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람이 죽으면 벼슬도 한 칸 높아지고, 격도 한 칸 올라가는 법이다. 살아서는 못쓰던 임금의 가마를 탈 수 있는데, 상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 '셨'이 기분나쁘다고 돌아가셨다는 표현을 꺼리면 안된다.


애도(哀悼)의 애(哀)는 누가 죽어서 슬퍼하는 것이다. 도(悼) 역시 누가 죽어서 슬퍼하는 것이다. 한자는 거의 두 자로 이뤄지므로 비슷한 뜻의 한자가 많다. 일곱 살이 아직 안되어 죽어서 슬픈 것이 도(悼)인데 더 살아야 할 사람이 일찍 죽어 슬프다는 뜻이다. 자녀까지 두고 어지간히 살다 죽은 사람을 슬퍼하는 것은 애(哀)가 된다. 그래서 애자(哀子)라고 하면 부모가 죽어 상을 치르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편 '김종필 씨가 9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는 표현도 나오는데 여기서 일기는 1기(期)는 100살을 가리키는 말로, 옛날에는 사람의 수명을 백 살로 보고 '한 인생'이란 뜻으로 기(期)라는 말을 썼다. 굳이 이런 표현을 쓸 필요가 없다. 사람마다 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고(故)는 일기가 끝난 사람, 즉 죽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데, 굳이 죽은 사람 이름 앞에 이 한자를 달 필요가 없다. 굳이 쓴다면 상을 마칠 때까지만 쓰고, 그 다음에는 버리는 게 좋다.


- 왕이 타면 어가가 되고, 죽은 사람이 타면 상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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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태이자 이재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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