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선생님의 칼럼

[스크랩] 뉴시스 중앙일보 / 노을 앞에서 울부짖는 소...이재운의 "가짜화가 이중섭`

윤의사 2016. 7. 19. 09:52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미술시장이 위작논란으로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 제목만 보고 깜짝 놀란다. '가짜화가 이중섭'이라니.

25년전 점화된 '천경자 위작'논란이 꺼지지 않은데 이어 2006년 이후 '국민화가'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박수근·이중섭 위작 논쟁을 필두로 최근에는 세계적인 작가 이우환 화백이 '진위' 논란의 정점에 섰다. 모두 경매시장에서 수억원대에 팔리면서다. 

위작의 원천은 돈이다. 유명한 작가는 예외없이 위작으로 몸살을 친다.

10년 전에 이 소설을 썼다는 작가는 '가짜화가 이중섭'을 통해 '예술작품을 돈으로만 보는 세태'를 꼬집는다.

소설 '토정비결'작가 이재운(58)이 펴냈다.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 '황금부적', '천년영웅 칭기즈 칸','징비록', '정도전', '사도세자' 등의 소설을 출간했던 작가의 파격적인 주제다.

최근 미술계가 천경자, 이우환 작가 등의 위작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을 보고 공식 출간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중섭의 연보를 따른 실화같은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가짜화가' 이허증은 이중섭이 청량리 뇌병원에 입원해 있던 1956년 봄, 약 2개월간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던 청년화가다.

이중섭을 스승으로 모신 이허증의 시련은 그가 습작으로 그린 '이중섭 모사 그림'이 야쿠자 손에 넘어가면서 파란만장한 '가짜화가'의 삶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쓸 줄 알았다면 구상 시인에게 이중섭의 삶에 대해 자세히 여쭤봤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대학원 시절 조교로 활동하면서 구상 선생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중섭의 절친'이었던 구상 선생은 가끔 이중섭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작가는 정작 화가 이야기에 관심이 없어 들어도 되묻지 않았었다고 했다.

올해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다. '가짜화가 이중섭'으로 이중섭의 신산했던 삶을 되살려낸 이 책은 짝퉁과 거짓이 판치는 세상, 과연 진짜와 진실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소설은 허무하다. 위작으로 재판에 회부된 이허증과 압수된 위작을 소각하라는 법원의 결정. 그러나 그 작품들은 '진품'이다. 가짜화가 이허증은 최후 진술을 하며 매달린다.


"판사님 제발 이 작품들만은 소각하지 말아주십시오. 이중섭 선생님께서 직접 그린 진품입니다. 제발이지 불에 태우면 안됩니다. 차라리 저를 사형시키십시오. 그 대신 그림만은 살려주십시오. 그림을 태우는 건 이중섭 선생님을 다시 죽이는 겁니다."

운명은 가혹했다. 이중섭에 죄책감을 가진 이허증은 정신분열증에 빠진채 자살한다. 그 소식을 듣고 화랑사장은 기뻐하며 이렇게 말한다. "작품이 너무 많아도 안좋지, 미술은 상품이고, 화랑은 시장이야. 그러니 화가의 인생이란 상품 포장지라고나 할까." 

소설 첫 페이지는 이중섭의 1954년작 '노을앞에서 울부짖는 소' 그림으로 시작한다. 304쪽, 책이있는 마을, 1만3800원.

hyun@newsis.com

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알탄하우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