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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의 신종 직업 '매품팔이'

윤의사 2020. 7. 2. 15:29

조선전기만 하더라도 양반들은 체벌을 당하지 않았다. 유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예기(禮記)>를 보면

형불상대부 예불하서인(刑不上大夫 禮不下庶人)’

이라고 했다. 형벌은 사대부에 미치지 못하고 예는 서인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곧 양반이 죄를 저질러도 예기(禮記)>에 따라 양반들은 육체적인 형벌을 받지않고

오늘날의 벌과금처럼 속전(贖錢)을 내면 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양란(兩亂)을 겪으면서 문제가 생겨났다.

바로 신분제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즉 조선시대 상민들의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군역의 의무를 피해야 했다.

그리고 청나라와의 활발한 무역에 따라서 돈을 버는 중인들이 많이 나타났다.

상평통보의 유통으로 돈의 사용도 활발해졌다.

이들은 돈을 주고 신분을 사는 공명첩과 납속책으로 양반이 되었다.

더구나 세도정치로 정권을 잡은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 집안에서는

돈을 주고 관직을 파는 매관매직(賣官賣職)이 성행하였다.

매관매직으로 지방 수령이 된 사람들은 본전 생각이 날 것이다.

이들의 표적이 된 사람들은 공명첩과 납속책으로 신분을 산 가짜 양반들이었다.

가짜 양반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니 돈이 많은 이들은 육체적인 형벌을 피하기 위하여

돈을 주고 대신 형벌을 받을 사람을 구하니, 이가 곧 매품팔이라는 신종 직업이었다.

그런데 매품팔이를 쓰기 위해서는 수령과 아전 등 관리들에게 비밀리에 돈을 주어야 했다.

부정은 계속하여 꼬리를 물게 되는 것이었다.

매품팔이라는 직업은 조선 후기의 부정적인 사회의 한 단면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