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3학년 국사 시간은 시험지를 풀어주면서 마무리를 하는 한편
한국현대사를 공부하고 있다.
어제는 제헌 국회를 공부하였다.
아이들에게 복습도 시킬 겸
국회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싸우는 곳이요."
"의자를 집어 던지는 곳이요."
"서로 멱살을 잡고 내동댕이치는 곳이요."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다.
텔레비젼에 비추어지는 오늘날 국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국회의 기능을 엉뚱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였다면
텔레비젼에 과연 아이들의 말처럼 투영되었을까?
수업시간에 국회의원들을 위해
변명을 해 줄 마음도 없었다.
나도 또한 국회의원의 사심에 지쳐있었으니까?
사실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지치면
안된다는 것을 역사를 공부한 나는 잘 알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지친다는 것은 곧 정치에 무관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그 나라는 곧 쇠락의 길을 걷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국회는 국민들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우리가 내는 세금을 바탕으로 나라 예산을 심의하며,
지난 해에 세금을 제대로 썼는가를 감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단다."
그러나 아이들은 내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타까울 뿐이다.
내 친구도 현직 국회의원이다.
그 친구를 만나면 아이들의 말을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