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선생의 우리말 이야기

[스크랩] 사찰(寺刹), 사원(寺院), 정사(精舍), 암자(庵子)는 어떻게 다를까?

윤의사 2019. 2. 16. 18:15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9.2.15-49회 / 사찰(寺刹), 사원(寺院), 정사(精舍), 암자(庵子)는 어떻게 다를까?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신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우리말로는 절 하나 뿐인데, 이 절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여러 가지다.

사(寺), 사찰(寺刹), 사원(寺院), 정사(精舍), 암자(庵子)를 보자.

스님들도 잘 모른다.


중국의 후한(後漢) 명제(明帝 ; 5775)는 꿈에서 금인(金人) 곧 붓다를 친견하고, 채음과 진경이라는 특사를 인도에 보냈다.

이때 인도 고승 섭마등(攝摩騰 ; Kasyapa Matainga)과 축법란(竺法蘭 ; Dharmaratna)이 백마(白馬)에 불경을 싣고 왔다. 이때 두 스님은 조정의 영빈관 격인 홍려시(鴻廬寺)에 머물렀는데, 관청이 너무 협소해 이듬해 하남성(河南省) 낙양(洛陽) 교외에 새 건물을 지어주고는 역시 황제가 하사한 관청이라는 뜻으로 백마시(白馬寺)라고 이름을 붙였다. 지금도 중국 발음이 다르지 않다.

이때부터 백마시(白馬寺)를 근거지로 불법이 전파되고,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이후 관청을 뜻하는 시()와 구분하기 위해 발음이 달라져 가 되었다. 그래서 백마사는 오늘날에도 중국 불교의 시원이요, 최초의 사찰이라고 알려져 있다.


- 18년 전 낙양 답사 중에 이 절을 둘러보았는데 당시에는 스님이 안보이고 관리인만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백마를 타고 온 최초의 승려 두 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석가모니의 법은 중국 땅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이 백마사는 불경 번역을 위한 영빈관이었는데, 역시 제대로 번역되지 못했다.

위그르족이 일으킨 안사의 난 때 백마사가 불타고, 이후 모택동의 사주로 일어난 문화대혁명 때 2000년 전에 두 스님이 가져온 패엽경, 18나한상 등 중요한 유물이 파괴되거나 불에 탔다. 중국인들이 저지른 숱한 훼불이 많지만 가장 나쁜 것은 저희들 멋대로 가짜 경전을 지어 유포한 것이고, 덕분에 우리나라 불교가 중국 미신 불교의 온상이 되었다.

 

사찰(寺刹)은 불교를 신앙하고 수행하는 건물 사()와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탑을 포함한 개념이다. 그러니까 탑이 없으면 사찰이 아니다.


- 감은사지 석탑. 탑이 刹이다. 옥편에는 찰이 절이라고만 나온다.

감은사는 사찰이었다.


사원(寺院)은 사찰과 사찰에 딸린 숙소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숙소가 없으면 사원이 아니다. 템플스테이 건물이 있어야 한다.


- 통도사 전경. 이 정도는 돼야 사원이라고 한다. 즉 대중이 묵을 수 있는 숙소인 원(院)이 있어야 사원 자격이 있다. 그러면 사원 경제가 일어난다. 고려시대에는 사원의 규모가 대단히 컸다.


정사(精舍) : 학문을 가르치려고 지은 집. 정신을 수양하는 곳. 승려가 불도(佛道)를 닦는 곳으로, 규모가 작다. 한국불교에서 유행하는 토굴이 사실상 정사 개념이다.


- 가운데 건물이 중국의 불학원. 여기가 진정한 의미의 정사다. 우리나라 정사 중에는 진짜 정사가 없다.

또한 불학원을 중심으로 산기슭에 붙여 간단히 지은 집은 암(庵)이다. 우리나라의 암자들은 진정한 의미의 암자인 경우가 더러 있으나 대부분은 겸손한 의미로 이름지은 절이다.


암자(庵子)는 국어사전에는 작은 절이라고 나오는데 충분한 표현이 아니다. 가장 알려지지 않은 어휘다.庵 자가 붙은 절은 굉장히 많은데 막상 암자의 뜻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집에는 지붕이 있는 宀 아니면 广 두 가지인데 宀은 지붕이 있는 집이고, 广은 산기슭에 등을 대거나 황토언덕에 굴을 파서 임시로 지은 집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 굴을 판 집은 드무니 대개 산기슭에 붙여 지은 수행용 임시 집이라는 뜻이다


- 이런 수행처가 진정한 의미의 암자다. 다른 말로 토굴이다.

고급 아파트를 사놓고 토굴이니 무슨 암이니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 태이자 이재운 우리말 사전 시리즈 이미지


48회 / 장(()과 공(), 말도 서로 싸운다

47회 / 교양과 교육, 대체 뭐가 다른데?

46회 / 구정이란 말 쓰지 말라

45회 / 우리말의 '과거' 표현법은 무엇인가?

44회 / 나전칠기란 무엇인가?

43회 / 왜 한나라를 한국(漢國), 원나라를 원국(元國)이라고 안쓸까?

42회 / 제사도 안지내면서 형은 무슨 형?

41회 / 김 여사라고 부르지 말라

40회 / 1404년 1월 11일부터 점심을 먹었다

39회 / 세계라는 말에 이렇게 깊은 뜻이?

38회 / 상(商)나라는 어쩌다 장사하는 상(商)이 됐을까?

37회 / 수덕사 불상 뱃속에서 뭐가 나왔다고? 

36회 / 대충대충 설렁설렁 얼렁뚱땅,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35회 / 점심 먹으면서 정말 점심(點心)은 하는 거야?

34회 / 불고기가 일본말이라고?

33회 / 메리야스가 양말이라고? 

32회 / 대체 왜 욱일기라고 불러주나?

31회 / 나라는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지만 법률은 1961년 1월 1일에 해방되었다

30회 / 가수 윤복희는 정말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을까? 

29회 / 500년 전 한자 읽는 방법을 알려준 최세진 선생

28회 / 도우미란 아름다운 어휘는 누가 만들었을까?  

27회 / 척지지 말라? 뭘 지지 말라고?

26회 / 천출 김정은? 김씨 일가가 천민 출신인가? 

25회 /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24회 /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23회 / 오매불망? 2018년에도 이런 말 써야 하나?

22회 / 유명을 달리하다? 뭘 달리하는데?

21회 / 재야(在野)는 뭐하며 사는 사람인가?

20회 / 인민(人民)? 누가 인(人)이고 누가 민(民)인가?

19회 / 은행? 왜 금행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18회 / 육개장의 개는 무슨 뜻일까?

17회 / 우위를 점하다? 뭘 어쨌다고?

16회 / 용빼는 재주? 용 한 마리 잡나?

15회 / 권력(權力)이란 어떤 힘을 가리키나?

14회 / 아직도 창씨개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13회 / 왜구가 아기발도(阿其拔都)로 불리게 된 이야기

12회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11회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10회 / 조계종? 조계가 무슨 뜻인데?

9회 / 선거? 선은 무엇이고 거는 무엇인가?

8회 / 골백번은 대체 몇 번이란 말일까?

7회 / 골로 가다? 죽어서 골짜기로 가나?

6회 / 간발의 차이? 어느 정도 차인데?

5회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게 뭔데?

4회 / 가냘프다

3회 / 몇 살이나 돼야 생신이라고 부를 수 있나?

2회 / 효자(孝子)는 누구를 가리키나?

1회 / '질질 끌다'의 질질이 무슨 뜻?


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태이자 이재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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